연구성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호영 교수 연구팀, 폐암 악성화의 생물학적 기전 규명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호영 교수 연구팀, 폐암 악성화의 생물학적 기전 규명
-세포접착 단백질의 암줄기세포 신호전달 조절기전 제시-
진단 및 치료기법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폐암은 국내 및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발생률 및 사망률을 나타내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최근 도입된 면역항암제도 제한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부작용과 약제내성을 나타내어 폐암의 치료 및 예방법의 발굴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호영 교수 연구팀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유도되는 세포접착물질인 ninjurin1이 암의 발생 및 악성화를 매개하는 요소인 암 줄기세포의 유지에 필수적인 Wnt/β-catenin signaling의 활성화를 촉진하여 폐암의 암화 및 악성화를 유도한다는 새로운 폐암 발생과 악성화 기작을 제시하였습니다.
암 줄기세포는 정상 줄기세포의 특성이 있는 종양 세포 내 소수 집단으로 암화, 암 악성화, 암 재발, 항암제 내성을 유발하는 근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암 줄기세포의 중요성에 따라 암 줄기세포를 동정하고 특성을 밝히는 연구가 진행됐으나, 암 줄기세포의 조절 및 특성과 관련된 분자적 기전은 여전히 불명확하여 이를 억제하는 치료전략 개발도 미진했습니다. 암 줄기세포 조절과 관련된 여러 신호전달 중 Wnt/β-catenin signaling은 줄기세포의 분열 및 유지를 매개하는 필수적인 신호전달 중 하나로, 여러 암종에서 과활성화되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Wnt signaling 구성요소의 유전적 변이가 신호전달의 과활성화를 유도한다고 알려졌지만, 폐암 등 유전적 변이가 알려지지 않은 암종에서 Wnt signaling의 활성화를 매개하는 신호전달 체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세포접착 물질의 일종인 ninjurin1은 신경 손상 자극으로 발현이 유도되어 세포접착 및 신경 재생을 유도하고, 대식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및 혈관의 재형성(remodeling)을 매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암과 관련하여, 기존 연구에서 ninjurin1은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의 유전적 변이 양상에 따라 폐암에서 다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염증에 의한 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ninjurin1은 간암, 혈액암, 방광암, 전립선암의 순환 종양 세포에서 과발현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기에 암에 있어 ninjurin1의 역할 및 작용기전은 불분명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호영 교수 연구팀은 폐암을 중심으로 in vitro, in vivo, 환자 조직 분석, 공공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 ninjurin1의 폐암의 발생 및 악성화에서의 역할을 규명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ninjurin1의 폐암에서의 유의적인 발현 증가 및 폐암 환자의 불량한 예후와의 관련성을 밝혀내었고 폐암 세포주, 발암원 또는 유전적 변이에 의한 마우스 폐종양 조직 및 폐암 환자 유래 종양 조직에서 정상 세포 및 조직과 비교해 ninjurin1의 발현이 유의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더불어 공공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서 ninjurin1의 발현이 높을수록 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유의적으로 감소함을 확인하였고, 이는 유방암, 대장암 등 다른 암종에서도 ninjurin1의 암 환자의 불량한 예후와의 관련성을 판명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호영 교수 연구팀은 Ninjurin1이 폐암 암화를 촉진함을 알아내었으며 폐암의 근원으로 알려진 폐줄기세포에 ninjurin1을 과발현시킨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에서 발암원인 urethane 또는 종양유전자인 Kras의 돌연변이에 의한 폐암 생성이 촉진되고, 마우스의 생존율이 감소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Ninjurin1이 Wnt/β-catenin signaling의 활성화를 유도하여 암 줄기세포의 특성 획득을 매개하여 암 악성화를 유도함을 규명하였습니다. 내재적으로 ninjurin1 발현이 높은 폐암 세포주 및 환자 유래 폐암 세포에서 암 줄기세포의 특성인 sphere 형성능, ALDH 활성 및 암 줄기세포 마커(Oct4, Nanog, Sox2)의 발현이 증가하였고, 반대로 sphere를 형성한 암세포나 ALDH 활성이 높은 암 줄기세포 특성이 있는 암세포에서 ninjurin1의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ninjurin1의 발현을 감소시키면 억제되었습니다. 즉, 화학 항암제 처리 후 재발한 마우스 유래 암 조직에서 Ninjurin1의 발현이 증가하고 암 줄기세포 마커인 Nanog 발현과 유의적으로 양의 상관성을 나타냄을 확인하였습니다. Ninjurin1에 의해 β-catenin에 의한 canonical Wnt signaling이 활성화되었고, 이는 활성화된 β-catenin의 증가, β-catenin이 결합하는 전사인자인 Tcf의 전사활성 증가 및 Wnt target gene 발현 증가로 확인되었으며, Ninjurin1의 발현이 감소하면 이러한 현상이 모두 억제됨을 알아내었습니다.
마우스 모델이나 환자 유래 종양 조직에서 Ninjurin1의 발현 수준과 활성화되어 핵 내로 이동한 β-catenin의 발현 수준이 유의적인 양의 상관성을 나타냄을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Ninjurin1은 Wnt ligand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LRP6와 FZD2의 복합체 형성을 매개하여 β-catenin의 안정화 및 활성화 유도를 통해 Wnt signaling를 활성화하고, Wnt ligand가 존재하면 이러한 과정이 촉진되어 Wnt signaling의 활성화가 증폭됨을 밝혀내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 리더 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2022년 4월 8일, 종양학 분야의 우수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Experimental &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되었습니다.